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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품들 - 스토리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06/02/20 07:25(년/월/일 시:분)

처음 그가 기타를 치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의지할 곳 없던 그에게 음악은 유일한 도피처였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울 때에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즐거웠다.



그의 첫 사랑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학교 밴드로 활동하던 그의 모습에 반해, 한 여학생이 고백을 했다.

그는 그녀를 위해 열심히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3개월만에 그보다 더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 부르는

어느 아마추어 밴드의 보컬에게 가 버렸다.



그는 죽을만큼 괴로웠다.

그의 실력은 아마추어 밴드의 보컬에 비교할 수 없을만큼 떨어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가 없었다.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기타를 쳐도

심장이 터지도록 노래를 불러도

절망적인 기분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의 인생에 음악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음악을 깨끗하게 포기했다.



고등학교 3학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해서, 그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는 학교 축제에서 우연히 학교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자기를 사랑했던 여자와 너무나 닮은 얼굴의 여성 보컬을 보며

그만 그녀를 사랑하고 말았다.

그녀의 이름은 '레이라'였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고 인기가 많았다.

그녀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치지 않겠다던 기타를 꺼내들고

그녀를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

밴드 연습을 마치고 막 나오는 길에

그는 그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뜻하지 않게 그는 밴드의 멤버로 편입되었다.

처음에는 세컨드 기타였지만, 나중에 실력을 인정받아 작곡 담당을 겸하게 되었다.

그가 들어오면서 밴드는 더 이상 남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오리지널 곡으로만 승부했고, 1년만에 프로로 데뷔했다.

상황이 좋아지면서 그는 레이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레이라와 자고 나면 그는 음악할 마음이 마구 끓어올랐다.

어쩐지 모르게 위험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어느날 그는 우연히, 레이라와 헤어졌다던 옛 애인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도대체 그 녀석의 어디가 좋은 거야?"
"음. 딱히 없지.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이 좋은 거야."

"음악이 좋아서 대 준다고?"
"어쩔 수 없어. 걔는 나를 위해 만든 노래만 좋으니까."

"...뭐?"
"솔직히 우리 밴드도 걔 때문에 프로로 데뷔할 수 있었지. 처음 왜, 어땠는지 알아? 내가 좋다고 그냥 무작정 기타를 들고 와서는 있지, 나를 위한 노래라고 부르는데 말이야. 훗, 솔직히 조금 멋있었어."

"나는 안 멋있고?"
"아니~ 걔는 솔직히, 섹스는 별로니까."

음악을 뽑아내려고 자 주는 것 뿐이야. 난 프로니까.

둘은 살짝 키스했다.

그리고 웃었다.



그는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기타를 치고

심장이 터지도록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때처럼

조금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자들은 왜

내 노래만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



그는 마지막으로

레이라에게 들려줄 노래를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심장이 터지도록

녹음했다.



그리고 자살했다.





   C     G       F  G7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C     G       F G7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C     G       F G7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C     G       F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Fm          C
볼 수 없는 눈으로 널 보며

   Fm        C
만질 수 없는 손을 잡으며

   Fm         Bb     C     Gm
더 이상 부르지 못할 네 이름 부르며

   F                  Bb
사랑 받지 못할 사랑하려 해


   Am    G       F Fm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Am    G       F Fm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Am    G       F Fm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

   Am    G    F Fm C
이제는 없는 너를 위해




이것이 '트라네스'의 데뷔곡, '들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네'의 뒷 이야기다.



레이라는 후에 이 노래를 들으며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노래에는 약간 문제가 있으니 가사를 조금만 바꾸자고 말했다.

그것만 바꾸면 우리 밴드의 데뷔곡으로 손색이 없겠다고.



그래서 위 가사는 사실 딱 한 부분이 수정되어 발표되었다.

그 부분은 맨 마지막 부분이다.



이제는 없는 너를 위해 (수정된 가사 - 발표된 버전)

이제는 없는 나를 위해 (원래 가사)



이 노래는 그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만든 노래였던 것이다.


2006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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