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은 취미

작곡을 20년 넘게 해왔는데, 즐거웠던 적이 거의 없다. 취미라고는 하지만 돈을 못 버니까 취미라고 하는 거지, 나는 직업 만큼 진지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 고통스럽다.

그럼 왜 그런 고통을 일부러 지속하는 걸까. 그렇다고 나에게 자학적인 성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나에게 작곡은 치유에 가깝다. 머리 속에 이것저것 떠오르는 많은 잡념들이 나를 가끔은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데, 그런 잡다한 생각들을 실체화된 작품으로 끄집어 내면 내 머리가 홀가분해진다. 작곡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다.

안타깝게도 나는 작곡을 직업으로 가지는데 실패했는데, 나의 실력 부족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지향점이 잘 팔릴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나와 비슷한 것들을 만들어 왔는데, 나라는 사람 자체가 그렇게 다수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떤 집단을 대표할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그런 점이 서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나의 마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형태로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고,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그 잘못을 고치고 싶다.

직업을 다시 가진 후 반년만에 작곡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다. 한 달에 한 곡은 만드려고 했는데, 지금 두 달째 작업중이다. 주말 내내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에 땀띠가 나도록 시간을 들였다. 아내에게 들려주고 고칠 점을 받아서 고쳤다. 나도 내 노래를 녹음해서 출퇴근 길에 들으면서 고칠 점을 적었다. 그래서 더 이상 고칠 점이 없을 때까지 고치다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

지적을 받는 건 즐겁지 않다. 대학원 음악 수업 때 12명 정도 되는 클래스에서 교수를 포함하여 한 명씩 돌아가면서 서로의 작업을 비평했는데, 그러는데 서너 시간이 걸렸다. 가끔은 숨이 막히고 이명이 올 정도로 압박감을 느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매주 비평을 받아가며 작품을 수정했다.

이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상당히 소모적인 일이다. 돈도 안되는 일을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절망적인 마음으로 노래를 만든다. 끊임없는 잡념에서,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표현의 욕구 때문에 이 고통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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