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개성이 있다는 게 다 좋은 건 아니다

항상 그렇다. 내가 십중팔구에 속할 때가 있고, 그 나머지인 십중일이에 속할 때가 있다. 다행히도 십중팔구의 친구들이 관대한 경우에는 깍두기로 적당히 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친구들이 관대하지 않을 경우에는 피곤하게 살아야 한다.

그럴 때 위로하는 말이 이런 식이다. 너는 남들과 다를 수 있어. 남들의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마. 너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야. 나이를 먹을 수록, 상황이 바뀔 수록 조금씩 괜찮아질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 나도 이런 말들이 약간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는 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너만의 개성을 펼쳐봐. 조금 괴짜면 어때. 너는 남들과 달라. 그런 점을 더 살려봐.

아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건 꽤나 피곤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살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생겼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면 자기 자신에게 물어볼 수 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기준으로 하면 십중팔구는 비슷하게 맞는다.

하지만 내가 십중일이에 속한다면, 나에게 물어보면 안된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러면 십중팔구는 틀린다. 그렇다고 주변인들에게 물어봐도 안된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기 때문에 그래봤자 마찬가지다. 이런 편협함을 벗어나려면 자기 자신과 자신 주변으로부터 벗어나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 두번이야 적당히 할만하지만, 매번 이러면 참 피곤하다.

그렇다고 나의 본성을 거스를수도 없고, 나이를 먹을수록 확고해지는 취향을 바꿀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자연스럽게 살자니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어느 정도는 남들에게 맞추는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런 삶이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고, 못 견딜 정도로 고통스러운 건 아니다. 나만의 개성을 살리자면 나름 남들과의 차별점을 만들 수도 있고, 가끔 그런게 사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건 십중일이일 뿐이고, 십중팔구는 그렇지 않다. 그냥 내가 운이 나빠서 이번 삶은 이런 식으로 사는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일 뿐이다.

나는 남들과 다를 수 있어. 남들의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마.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10대, 20대, 30대, 40대, 나이를 먹을 수록 괜찮아질거야. 돈을 벌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 멀어질수록 조금씩 괜찮아질거야. 그렇다고 나하고 맞는 사람들하고만 너무 친하게 지내서 고립되지는 말고, 가끔은 고통스럽더라고 그 작은 울타리 바깥으로 나가야 할 때도 있을 거야. 그래도 그렇게 나쁜 삶은 아닐거고, 좋은 삶일수도 있어.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거야. 그러니 힘을 내고, 부지런히 시간을 들여봐. 말이 길어지긴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이렇게 말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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