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맨슨께서 51세의 나이로 또 앨범을 내셨다. 3-4년마다 꼬박꼬박 앨범을 내왔는데 이번에도 어김이 없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다장조의 머니 코드(money chord)를 쓰셨다. 차마 세븐스 코드(7th chord)까지는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시다니 대단했다. 조용필 – Bounce (2019)에서 마찬가지로 아주 쉬운 다장조의 머니 코드, C – Dm – Am – G 를 썼던 것이 기억난다. 쉬지 않고 열심히 하시는 모습, 응원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처음의 C- Em – Dm – Em 는 갑자기 Smashing Pumpkins 스러운 멜랑콜리함이 느껴져서 좀 뜬금이 없었고, 중간의 Bm – C – Bm – C 이건 뭔가 브릿지를 넣어야 하는데 잘 생각이 안나서 대충 집어넣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코러스에서 베이스 운행을 C – C/B – Am 이렇게 경과음을 넣는 걸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내가 알던 마릴린 맨슨이 맞나? 찬송가를 듣는 줄 알았다. 실제로 콘서트에서 다들 떼창하는 노래를 anthem이라고 하니까, anthem이라고 하면 anthem일 수 있다. 그래도 보통은 이런 전개면 맨 마지막에 G – G7 그래서 C로 진행할텐데, 마지막 자존심으로 G7까지 쓰진 않고 Gsus4로 대신해서 딱딱한 느낌을 남겼다.
Verse 1.
C – Em – Dm – Em
C – Em – Dm – Em
C – Em – Dm – Em
C – Em – Dm – Em
Am – G – F – C – G
Chorus.
C – C/B – Am – Dm – G – Gsus4
C – C/B – Am – Dm – G – Gsus4
Verse 2.
C – Em – Dm – Em
C – Em – Dm – Em
Am – G – F – C – G
Chorus.
C – C/B – Am – Dm – G – Gsus4
C – C/B – Am – Dm – G – Gsus4
Bridge.
Bm – C – Bm – C
Bm – Am – G
Chorus.
C – C/B – Am – Dm – G – Gsus4
C – C/B – Am – Dm – G – Gsus4
C – C/B – Am – Dm – G – Gsus4
C – C/B – Am – Dm – G – Gsus4
뮤직비디오도 요즘 스타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들으면 이렇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반복해서 띄워준다. 화면이 심심하니까 뭐라도 넣고 싶은데, 그렇다고 뮤직비디오를 넣자니 음악만 들을 건데 너무 무거우니까, 각 뮤지션들 보고 스포티파이의 형식에 맞게 약간의 움직이는 이미지를 달라고 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뮤직비디오도 그런 스타일이다.
다만 그래도 기존의 데스메탈 분위기를 유지하려다보니 스포티파이 스러운 요즘 느낌과 잘 어울리지 않고 충돌하긴 한다. 다음에는 조용필의 Bounce처럼 아예 완전히 젊은 스타일로 가버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가사를 보자면 언제나의 마릴린맨슨같은 절망감이 있지만, 이번에는 반기독교적인 정서라던가 마약이라던가 폭력이라던가 현대문화의 비판이라던가 하는 걸 빼고 순수하게 절망감만을 남긴 것이 요즘의 너드(nerd)스러운 정서와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꿈도 미래도 없는 절망감은 젊은 백인 남성들의 노래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조금 더 극단적으로 나아가면 인셀(Incel)의 정서까지도 이어진다. 이것까지 의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세한 디테일을 빼고 단순하게 절망감만을 남긴 것이 좋았다. 다만 가사가 양이 너무 적어서, 이런 단순함을 유지하면서 조금 더 서사를 추가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같은 마릴린 맨슨의 오랜 팬들이 많아서인지, 유튜브에서 “we are chaos cover”로 검색하면 많은 커버 영상들이 나왔다. 그 중의 일부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머니 코드다보니 컨트리 풍으로 해도 잘 어울린다.
세븐스 코드까지 넣으니 어디서 많이 듣던 팝송 같아진다. 친숙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