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회사에서 웰컴 패키지로 백팩과 헤드폰을 보내줬다. 백팩은 Thule, 헤드폰은 Jabra였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못생겼다. 내가 절대 사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이였다.
Jabra는 Plantronics와 더불어 콜센터용 헤드셋으로 유명한 회사다. 콜센터용 답게 마이크 음성이 매우 강렬하다. 디스토션이 걸릴 정도로 소리를 크고 두껍게 과장한다. 목소리가 작던 크던 적당히 잘 들리게 만들어준다. 섬세하진 않지만 탄탄하다.
이 제품의 가장 뛰어난 점은 마이크 음성의 노이즈 캔슬링이다. 위의 유튜브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픈 오피스 환경에서 주위가 매우 시끄러워도 잘 동작한다.
나도 내 책상이 거실에 있어서, 원격 회의할 때 설거지 소리 같은게 섞인다. 콘덴서 마이크를 썼더니 이런 소음이 더욱 잘 들렸다. 유튜버 수준으로 회의 음질을 높였지만, 우리 집 거실은 스튜디오가 아니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보내준 못 생긴 헤드폰을 쓰니까, 이런 소음이 싹 사라졌다. 내 음성이 콜센터 수준으로 못생겨졌지만, 그래도 누구나 내 말을 잘 알아들었다. 회사는 나같은 재택 근무자에게 딱 맞는 헤드폰을 보내준 것이었다.
이 제품은 아마존에서 293달러지만, 회사에서는 단체 할인으로 반값에 사는 모양이다. 참고로 헤드폰 소리는 음성 음역대만 선명하고 나머지는 먹먹하다. 노래 가사가 정확히 들리는 점은 좋은데, 나머지는 평범하게 별로다. 사용 시간이 무려 17시간이라, 아침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속으로 사용 가능하다. 블루투스 신호도 강해서 온 집안을 돌아다녀도 끊기지 않는다. 에어팟이 끊기는 거리에서도 이건 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