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Dynamite

Billboard Hot 100 Oct. 17, 2020

이번 BTS의 Dynamite는 평범하다 싶었는데,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첫주 1위를 하더니 벌써 7주째 1위에서 2위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게다가 Savage Love까지 1위를 해버려서 1,2위가 모두 BTS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건가 싶다.

노래야 외국 작곡가의 곡을 사왔지만, 곡 구성이 고전적인 한국 가요 같았다. 나는 이게 좀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들으니 요즘 미국 팝에서 못 듣던 거라 새롭기도 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노래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Intro: Chorus를 잠깐 미리 들려준다
  2. Verse 1
  3. Pre-chorus 1
  4. Chorus
  5. Verse 2: 보통 Chorus에서 Verse 2로 갈때 잠깐 쉬는데, 그런거 없이 바로 이어진다.
  6. Pre-chorus 2
  7. Chorus
  8. Post-chorus: 두번째는 Chorus를 유사하게 반복하며 합창을 유도한다
  9. Interlude: 한번 더 Chorus를 유사하게 반복하며 합창을 유도한다
  10. Bridge: 잠시 보컬 솔로를 들려주며 쉬어간다
  11. Chorus 2: 무려 전조를 해서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12. Post-chorus 2: 전조를 유지하며 한번 더 Chorus를 유사하게 반복하며 합창을 유도한다

와 정말 길다. 요즘 빌보드에 이렇게 긴 구성의 노래를 듣기 어렵다. 요즘 노래는 날이 갈수록 짧아지고 심지어는 1절-후렴-2절-후렴 하고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옛날에야 Blur – Song 2 에서 이렇게 짧게 끝내서 황당한 맛이라도 있었지,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이렇게 1절-후렴-2절-후렴-후렴2-후렴3-브릿지-후렴-후렴2 이렇게 후렴을 계속 반복하다니, 옛날 디스코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가장 놀라운 점은 11번, 12번 부분에서 전조를 한다는 것이다. 팝에서, 아니 가요에서도 전조로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걸 들어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교회에서 찬송가 부르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요즘의 짧은 노래로 24kGoldn – City of Angel 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옛날의 긴 노래로 Sister Sledge – He’s The Greatest Dancer 가 있다.

교회 찬송가에서 전조하는 예제는 다음과 같다.

말하는 김에 Savage Love도 얘기하자면 원래 Jason Derulo의 노래도 빌보드 10위권에서 한참을 머물던 인기 곡이지만, BTS가 부르니까 또 첫주 1위를 해버렸다. 원곡은 아주 심플하지만, BTS 버전은 케이팝 답게 좀 더 다양한 악기와 가사를 꽉꽉 채워 넣은 느낌이다. 다이너마이트와 마찬가지로 음색을 밝고 가볍게 뽑았다.

잭슨파이브 초창기의 음악을 듣는 것 같다. 전형적인 흑인 음악을 아시아인이 하는 걸 그것도 미국 방송에서 보고 있자니 정말 생소한 느낌이다. 너무나 생소해서 흑인 음악의 전유로 보이지도 않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XQTDSbPMF5Y

이걸 보니 에스엠 이수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한류 3단계 발전론을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찌기 이수만 선생님께서는 2016년 신문화기술, NCT를 만들면서 한류 3단계를 완성했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1단계는 한류 문화상품을 수출하는 단계다.
  2. 현지 회사 또는 연예인과 합작해 시장을 확대하는 게 2단계다.
  3. 최종단계인 3단계에서는 현지 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현지 사람에게 K-POP을 전수한다. 그야말로 한류의 현지화를 이룩하는 단계다.

SM, 결국은 한류 3단계 완성..해답은 NCT② https://news.joins.com/article/19489473

하지만 정작 싸이, 블랙핑크, BTS 등 미국에서 흥행한 뮤지션들은 거의 1단계에서 2단계에 머물고 있다. 비슷한 예로 봉준호 감독의 경우 2단계를 설국열차처럼 한국과 미국의 합작, 3단계를 옥자처럼 미국 넷플릭스 제작으로 본다면, 오히려 1단계인 한국 제작 기생충이 미국에서 가장 흥행했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한류의 발전 단계를 역행하고 있다.

아니 그래서 빅히트가 시총 8조원인데 에스엠 시총 7천억원이 말이 됩니까? 이수만 선생님, 한류 3단계 발전론만 포기하셔도 우리 NCT 빌보드 갑니다. 백인들은 백인 케이팝 스타를 원하는게 아닙니다.

Loading

Published
Categorized as xacdo

By xacdo

Kyungwoo Hyun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