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의 콜라맛을 줄이지마

나는 콜라를 좋아한다. 상쾌하고 달콤하고 쌉쌀하고 그윽하다. 온갖 맛이 한꺼번에 가득 느껴진다. 아주 과장된 맛이다. 그런 면이 참 미국적이다.

미국에서도 콜라를 많이 먹었다. 그런데 항상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특히 코카콜라가 그랬다. 먹다보니 생산년도에 따라 맛이 달랐고, 그 중에 2018년과 2020년 생산분이 밍밍했다. 어찌된 일인지 2019년 생산분은 구하지 못했다. 2017년 생산분은 장사가 잘 안되는 주유소 매점에서 간혹 구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확실히 내가 좋아하던 옛날 콜라 맛이었다.

화가 나서 코카콜라 고객 센터에 전화했다. 최근들어 맛이 연해진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래서 나름의 답변을 받았고, 그래서인지 2021년 생산분부터는 맛이 조금 진해진 것 같았다. 2017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

사실 콜라맛은 펩시콜라가 더 진하다. 물론 이것은 미국의 이야기다. 한국 펩시콜라는 콜라맛이 그렇게 진하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는 코카콜라도 마찬가지다. 콜라를 마셔도 그렇게 상쾌하지 않다. 이렇게 밍밍할거면 내가 왜 굳이 건강에 나쁜 콜라를 마시겠나. 그냥 맛있으니까 건강에 나빠도 위험을 감수하고 굳이 마시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제발 간을 줄이지 말았으면 한다. 콜라맛을 충분히 강하게 내줬으면 한다.

물론 이런 나의 취향이 특이할 수 있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 강한 맛을 좋아할 수 있다. 하긴 너무 강한 맛의 음료들이 많이 망하긴 했다. 콜라맛을 높인 펩시 맥스도 망했고, 탄산을 강하게 한 킨 사이다도 망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느라 콜라 간이 약해졌을 수 있다.

이런게 콜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짜파게티도 짜장맛이 연해졌다. 그래서 고춧가루를 뿌리거나 트러플 오일을 뿌려야 그나마 먹을만해진다. 차라리 사천 짜파게티가 짜장맛이 진하다. 그런게 요즘 맛의 트렌드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혹시 원가 절감 때문에 재료를 적게 넣은 것이라면…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면도 건강에 나쁘지만 맛있어서 먹는 것이다. 자주 먹으면 안되지만 가끔 건강이 나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먹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자극적인 음식의 염분을 낮추고, 짜장맛을 줄이고 그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짜지 않은 라면을 뭐하러 먹나? 라면은 짜야 한다. 건강에 나쁘더라도 그래야 맛있다. 콜라도 마찬가지다. 건강에 나쁘더라도 콜라맛을 줄이지 말아달라.

그래서 최근 나온 코카콜라 스타더스트가 좋았다. 콜라맛을 강하게 살렸고,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인공 딸기맛을 추가했다. 웰치스 딸기맛, 환타 딸기맛, 아니면 어린이용 감기약 시럽맛 말이다. 화학적인 느낌이 나는 아주 과장된 인공 딸기맛 말이다. 나는 이게 꽤 마음에 들었지만 다들 싫어하는 것 같다. 잘 알겠다.

Loading

Published
Categorized as xacdo

By xacdo

Kyungwoo Hyun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