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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 범 내려온다

평범님의 소개로 이 노래를 들었었다. 단순하고 세련된 베이스 리듬에 판소리를 얹은 노래였다. 베이스가 너무 훌륭해서 누군가 했더니 장영규였다. 홍대 인디 음악 1세대로, 어어부 프로젝트 밴드 시절부터 오랬동안 들어온 분이었다. 요즘은 영화음악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적극적으로 밴드 활동을 하고 계셨다.

장영규의 인터뷰를 보면, 이날치는 2018년 수궁가를 현대적인 뮤지컬로 만드는 “드라곤킹”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장영규가 음악 감독을 맡았는데, 여기서 했던게 괜찮아서 그 뮤지컬 멤버들을 주축으로 밴드를 만들었다. 위의 이날치 프로필 사진을 봐도 그렇지만, 장영규는 흰머리 아저씨로 뒤에서 조용히 받쳐주는 역할을 했고, 보컬이 주연이 되기를 바랬다.

“범 내려온다”를 비롯한 이날치 음악의 특이한 점은 베이스가 2대고 기타가 없다는 점이었다. 다른 베이스 한 분은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베이스를 치던 정중엽이었다. 악기 구성을 이렇게 단순하게 잡은 이유를 장영규는, 판소리가 화성이 없으니 밴드 음악이라도 화성이 없었으면 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베이스도 크게 보면 리듬 악기니까, 베이스와 드럼으로 리듬을 깔고, 그 위에서 보컬이 놀기를 바랬다. 그래서 드럼 1명, 베이스 2명, 보컬 5명 해서 총 8명의 그룹을 만들었다. (현재는 보컬 1명이 탈퇴해서 총 7명)

장영규가 바로 전에 했던 “씽씽”도 이날치와 같은 국악 밴드였지만 방향이 달랐다. 씽씽은 전형적인 밴드 음악에 판소리와 드랙퀸 퍼포먼스를 얹은 음악이었다. 그래서 끼를 부리고 흥을 돋궈서 꽉 채우는 편이었다. 씽씽은 NPR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마침 최근에 작업하신 “보건교사 안은영” 음악도 화제가 되어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워낙 이상한 드라마라서 그런지, 장영규의 이상한 음악이 잘 어울렸다.

하여튼 오랜만에 장영규의 음악을 복습해서 좋았다. 1997년 도시락 특공대 앨범도 다시 들었다. 내가 어어부 프로젝트에서 제일 좋아하는 “밭가는 돼지” 7분짜리 오리지널 버전, 말도 안되는 조합의 단체 즉흥 곡들, 그리고 장영규가 드물게 단독 보컬을 했던 “날으는 코끼리를 업은 저명한 이안 박사”도 다시 들었다.

이번 이날치는 이미 흥행했지만 앞으로 더욱 흥행하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 흥행에 앰비규어서 댄스 컴퍼니의 안무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아래 한국관광공사의 해외 홍보 영상도 그렇다. 이게 지금 조회수가 2800만회인데, 처음에는 유튜브 광고로 시작했던 것이 바이럴을 타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위의 인터뷰를 보면 장영규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 댄스 경연대회에서였다고 한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인상적이어서 그 후로 국립중앙박물관 공연, DMZ 공연 등의 여러 작업을 같이 했는데, 마침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도 한국 전통 컨셉의 의상을 이미 만들어놓고 있어서 이를 활용했다고 한다. 여러가지로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던 셈이다.

특히 요즘 유튜브의 댓글을 보면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를 옹호하는 댓글들이 BTS 아미를 방불케 할만큼 맹목적인데 이것도 흥행에 한 몫 하기를 바란다.

By xacdo

Kyungwoo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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