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브리 작품 중 왜색이 가장 짙음
-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만 흥행하고 한국 등의 다른 나라에서는 미지근했음
- 미야자키 하야오의 색채도 거의 없음 (감독 아니고 기획임)
- 하지만 일본 요괴, 민담, 도시개발, 전공투, 단카이 세대 등에 익숙하면 재밌음
- 주제는 지브리가 언제나 그렇듯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
- 그런 한편 소신적 학생운동을 했던 전공투(한국으로 치면 386세대)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해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풍자로 읽히기도 함
- 비록 부동산 개발을 막진 못했지만, 여전히 너구리들은 인간 세상에 섞여서 즐겁게 살아감
- 정말 절망스러운데 분위기가 너무 밝아서 복잡한 마음
- 인간을 죽이면서 저항하던 너구리들이 더 과격해지지 못한 이유는 인간들의 튀김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
- 문명의 이기를 맛보면 더 이상 순수한 환경주의자가 될 수 없음
- 아무리 자연이 중요해도 환경운동은 세속적이어야 하고 현실과 타협해야 함
- 이 점이 지브리가 단순한 환경주의에 빠지지 않고 좀 더 고차원적인 주제의식으로 나아가는 점
- 천성산 터널 개발을 도롱뇽을 지키기 위해 반대하며 100일 금식했던 지율 스님도 생각남
- 그때 지율 스님은 항소심 결과가 나올때까지 공사를 유보하겠다는 환경부의 약속을 받고 단식을 중단했으나, 결국 항소심에서 패소하여 공사가 재개됨
- 나도 천성산 터널을 지나가봤는데 정말 운전하기 쾌적했고 시간이 많이 단축됐음
- 하지만 내가 운전하기 좋으라고 도롱뇽을 희생했다는 생각을 하니 안타까움
- 우리 사회에도 폼포코 너구리나 도롱뇽 같은 희생자들이 많이 있을것
- 이런 류의 환경운동은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에 극단적이 되기 쉬움. 하지만 극단적이 된다고 더 성공하는 것도 아님. 하지만 무작정 타협적으로 나간다고 더 많은 걸 얻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님. 법제화를 해서 강제적 수단을 동원해야 장기적으로 개선이 가능함
- 물론 이런 점까지 이 작품이 다루지는 않음. 다만 엔딩곡처럼 언제나 폼포코 너구리들을 잊지 않으면 어떻게든 희망이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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