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post-war) 감성의 밀레니얼 세대

밀레니얼 세대의 음악에서 매우 오래된 느낌을 받았다. 나 때도 많이 안 하던 옛날 음악을 오히려 젊은 세대가 더 하는 느낌이었다. 미래가 과거를 따라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는 전후 세대의 감성을 느꼈다.

윤항기를 예로 들고 싶다. 때는 50년대 직후로 막 6.25 전쟁이 끝났던 시절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또 죽어갔다. 아침이면 밤새 얼어죽은 시체들이 길에 즐비했다. 희망이 없었고 절망만이 있었다. 데카당트의 시대였다. 퇴폐적인 노래들이 유행했다. 죽음을 찬미했다. 그 당시 윤항기 또한 그런 노래들로 인기를 얻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생략한다)

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쩌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지만, 그런 절망을 요즘 느낀다. 미래를 생각하면 답이 없다. 환경은 파괴되고 있고, 자원은 고갈되고 있고, 그렇다고 우리 인간들이 그렇게 현명하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고,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만큼 진전되었다.

어쩌면 이런 밀레니얼 세대의 절망이 전후 세대의 절망과 약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렇게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하다. 전쟁 직후처럼 당장 사람이 죽는 건 아니다. 그냥 아주 천천히 조금씩 죽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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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acdo

Kyungwoo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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