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너무 무섭고 과격한 영화였음
- 해수면이 상승해서 마을이 다 잠겼는데, 마지막에도 해수면이 다시 하강하지 않고 끝남
- 즉 인류는 이미 망했고, 망한 상황에서 앞으로 5살짜리 다음 세대가 어떡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결말
- 그 외엔 모두 죽은 것으로 암시
- 지구는 데본기(Devonian period)로 돌아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류 문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포뇨가 햄맛을 알아버렸기 때문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 너구리들이 인간의 튀김을 좋아해서 인간을 더 죽이지 못하는 것 같음. 인간이 문제지만 인간의 문명, 가공식품 햄을 포기할 수 없음
- 포뇨 엄마 너무 무서움. 언제나 풀메이크업으로 나타남
- 일본 창조신화도 생각남. 땅의 신 이자나미가 하루에 1000명씩 죽이겠다고 하자, 하늘의 신 이자나기가 하루에 1500명씩 출산시키겠다고 한 이야기
- 마지막에 포뇨 아빠가 포뇨에게 키스하면 인간이 될거라 했지만 정작 키스는 포뇨가 함
- 아들이 엄마를 엄마가 아닌 “리사”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건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에도 나왔던 설정
-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대부분 그렇듯 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번에는 특히 아동 그림책 같은 구불구불한 선에 색연필 등을 사용한 그림이 많았음
- 재미있는건 인간들은 그림자도 주지 않고 평면적으로 묘사했는데, 포뇨를 비롯한 바다 생물들은 좀 더 깊이감을 주고 입체적으로 묘사함
- 형식적으로는 아동 문학, 아동 미술인척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무섭고 도전적인 내용이라 과연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모르겠음. 내용도 너무 많고 무거움. 이웃집 토토로 정도의 분량이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욕심이 많았던 것 같음
- 하지만 아름다운 미술, 역동적인 움직임,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올바른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인물들의 결정과 행동이 탁 트인 느낌을 줌
- 일본 작품들이 뭔가 꽉 가슴을 누르고 조이고 답답한 느낌이 많은데,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그런게 없어서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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