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우석 교수님이 최소한, 결백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앓아 누운 것도 다른 것보다, 큰 뜻을 위해 올바른 자신을 포기하고 또 다시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중압감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교수님은 아마도 지금까지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럼없이 세상을 살아왔을 것이다. 연구를 함에 있어서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성실히 몸 바쳐 해왔을 것이다. 특히 진실성, 진정성에 있어서는 완전 무결하게, 지금까지 거짓말 한 번 안 하고 살아오신 분이 아닐까. 아마도.
하지만 이제 와서 PD수첩 건이 터지자, 황교수님은 깨달은 것이다. 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임을. 그리고 속도만을 생각하다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문제들이 한 두가지가 아님을.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들은 결코 윤리적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황교수님도 나이는 못 속이는 것인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계속 있어왔던 "결과만 좋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조리를 되풀이한 것 같다. 아직 PD수첩이 밝힌 것도 다 방송된 건 아니고, 연구원들이나 황교수님도 입을 다물고 있는 부분이 한 두 부분이 아닐텐데, 그 밝혀진 몇 개 안되는 것조차 이렇게 큰 문제거리니 남겨진 것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상상할 수 없다.
자, 여기서 결론. 나는 황교수님이 거짓말을 조금만 더 해주기를 바란다. 사실 첫번째 기자회견때 윤리적 문제를 시인할 때도, 모든 겸직을 사임하겠다는 충격타에 가려졌을 뿐이지 실은 그 자리에서도 모든 것을 밝힌 것은 아니고 누가 보기에도 뻔한 거짓말도 섞여 있었다.
예를 들면 연구원이 난자 기증을 비밀로 해달래서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PD수첩과 일련의 보도들을 열심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순이다. 그 부분은 확실히 황 교수도 알고 있었고, 연구원 본인도 알고 있었고, 비밀로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단지 입을 맞췄을 뿐이다. 이미 알려진 사실까지 이렇게 적당히 덮어두려 했던 이유는 단 하나 뿐인데,
줄기세포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그것이다.
이번 두번째 건이 그 건강하고 연구를 위해 거짓말도 아끼지 않으신 황교수님을 앓아 눕게 만든 이유는, 이번 건에서 속 시원히 진실을 밝혔다가는 연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부분이 뭔가 모르겠지만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도.
사실 뭐 이번 건이 간편하게 속 시원히 쉽게 밝혀질 문제도 아니고,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의혹은 의혹대로 남을 답답한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추측에 불과한 글을 뭐하러 남기냐 하면, 나도 답답하거든. 솔직히 지금 각 매스컴이나 인터넷이나 어딜 가봐도 다 똑같다.
- 좀 자잘한 문제가 있어도 좋으니까 그 줄기세포 뭐시기 하는 한국에 돈 잔뜩 벌어다 줄 것좀 계속해주쇼.
라는 논리 아니야. 줄기세포 연구는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한다. 매스컴에 알려진 만큼 난이도가 높아서 미개척분야라기 보다는, 각종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차마 손을 대기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하는데. 그걸 황교수님이 탁월한 세일즈 감각으로 잘 풀어서 여기까지 온 거지.
즉 황교수님 힘내세요. 라는 얘기는 지금까지 해온 세일즈맨 감각을 조금만 더 발휘해서 거짓말도 좀 해주시구요 그래서 덮을 건 덮어서요 우리나라 돈 많이 벌게 해 주세요. 라는 얘기 아니야. 좀 과장하자면.
보통 사람들이 이 지경에 이르면 자살도 하고 그러던데. 황교수님은 설마 안 그러시겠지.
이제 십자가에도 매달렸겠다, 3일 후에 부활할 일만 남았네. 그러면 영웅이 되는 거지 뭐. 난 믿어요 황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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